분식(粉食)은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부 가 1960년대부터 쌀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혼식(쌀과 잡곡을 섞어 먹는 것)과 분식(밀가루 음식)을 장려하면서 발전했다. 당시 ‘분식을 주식으로, 쌀밥을 부식으로’라는 표어가 등장할 정도였다. 정부는 혼분식 장려 정책의 일환으로 분식을 팔지 않는 음식점을 실사해 위반한 업소를 엄중 처벌하기도 했는데, 1975년 8월에는 서울에서 만 1,336개 업소가 적발되어 허가취소와 영업정지 등을 당했다고 한다. 또 학교에서도 매일 점심시간마다 도시락 검사를 실시해 쌀 밥에 보리나 밀가루가 25퍼센트 이상 섞여 있는지 검사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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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에서 먹던 ‘떡찜’이 떡볶이의 시초
조선 말기에 편찬된 조리서『시 의전서』에는 궁중에서 흰떡과 등 심살, 참기름, 간장, 파, 석이버섯, 잣, 깨소금 등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것이 떡볶이에 대한 최초의 기록으로 추 정 된다. 당시의 이름은 떡볶이가 아닌 떡찜, 떡 잡채, 떡전골 등으로 불렸다. 간장으로 양념을 한 떡볶이는 원래 파평 윤 씨 종가의 음식으로, 이 가문의 간장이 맛있어 이를 활용해 소갈비 같은 재료를 넣고 조리한 별식이었다. 이후 떡볶이라는 명칭이 처음 등장하는 것은 1942년 방신영의『조선요리 제법』으로 떡에 고기와 채소 등을 넣 어 간장으로 만든다는 조리법이 전해지고 있다.
고추장 떡볶이의 시작 1
떡볶이는 원래 매운맛이 아니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 만들었던 떡 볶이는 쇠고기와 표고, 양파, 당근 등과 떡을 함께 넣고 간장에 조 려 만든 음식이었다. 고추장을 넣고 버무려 매콤하게 만든 고추장 떡볶이가 선을 보인 것은 1950년대이고,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 작한 것은 1970년대에 들어서부터다. 배고픈 서민들의 간식으로 선을 보인 초창기의 고추장 떡볶이는 비싼 쌀떡 대신 밀가루를 사용했다. 손가락 굵기로 뽑은 말랑말랑한 밀떡은 어묵과 어우러져 순 식간에 최고의 인기 간식으로 등극했다. 떡볶이 골목의 대명사로 꼽히는 신당동 떡볶이 골목도 1970년대에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고추장 떡볶이의 시작 2
지금의 매콤한 고추장 떡볶이를 처음 만든 사람은 신당동 떡볶이의 창시자로 유명한 ‘마복림’ 할머니다. 1953년, 마복림 할머니는 중국 음식점에서 중국식 양념이 밴 떡요리를 대접받게 됐는데, 맛은 좋 지만 좀 느끼해서 칼칼한 양념이 더해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에 고추장으로 볶은 떡을 생각해낸 할머니는 가래떡과 야채를 춘장과 고추장을 섞은 양념에다 연탄불로 볶아내는 형식의 떡볶이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마복림 할머니는 훗날 고추장 TV 광고 모델이 되어 더 유명해졌는데 당시 대사인 “며느리도 몰라. 아 무도 몰라”는 전국적인 유행어로 등극하기도 했다.
분식집의 또다른 주인공, 순대
6세기 중국의 농서『제민요술』에는 양의 선지, 기름, 밀가루, 쌀 밥을 섞은 뒤 갖은양념을 하여 양의 대창에 넣고 삶아서 썰어 먹는 ‘양반 장자 해(羊盤腸雌解)’라는 음식이 기록되어 있다. 순대가 한국 에 전파된 유래에는 크게 두 가지 설이 있다. 첫째로는 삼국 시대에 중국과 교류하면서 ‘양반 장자 해’가 전파됐다는 설, 둘째로는 고려 말 기에 몽골군이 침략하면서 피순대가 전파되었다는 얘기도 있다. 순 대는 지역마다 곁들이는 양념이 다른데 보통 수도권에는 양념 소금을, 영남 지역에서는 막장(쌈장)을, 제주도에서는 간장을 곁들인다. 또 충청도는 새우젓, 호남 지역에서는 초장을 찍어 먹는다고 한다.
떡볶이를 건강하게 먹는 방법
식품의약품 안전처에 따르면, 떡볶이 세트 메뉴(떡볶이 200g, 어묵탕 600g, 순대 300g, 김말이, 오징어·고구마튀김 각 50g, 쿨피스 450ml)는 칼로리가 1,682kcal에 달하는 고열량 식품이다. 특히 지방과 탄 수 화물 함량이 매우 높으며, 나트륨 또한 1일 목표 섭취량인 2,000mg의 두 배 이상인 4,462mg이다. 고열량 음식인 분식을 그나마 건강하게 먹으려면 탄산음료, 주스 대신 생수, 맑은 차, 탄산수를 곁들여 추가적인 당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라면사리 대신 우무 면을 사 용하거나, 양배추 등 채소를 추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국물보다 건더기 위주로 먹으면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