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사계절 중 두 번째 계절로, 기상학적으로는 보통 6월~8월에 해당하지만, 24절 기상으로는 입하(5월 6일경)에서 입추(8월 8일경)까지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여름은 북태평양상에 있는 해양성 열 대기단의 세력권 안에 있으며, 남쪽 계절풍의 영향을 크게 받아 고 온 다습한 기후가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입하 이후 소만(5월 22일경, 본격적인 농사의 시작), 망종(6월 6일경, 씨를 뿌리기 시작하는 시기)을 거쳐 연중 낮이 가장 긴 시기인 하지(양력 6월 22일경), 소 서(7월 8일경), 그리고 대서(7월 23일경, 가장 더위가 심한 한여름)에서 더위가 정점을 찍고 나서야 점차 누그러지는 양상을 보인다.
지구에서 가장 더운 곳, 데스밸리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 걸쳐 있는 데스밸리(Death valley)는 길이 약 220㎞, 너비 약 6∼25㎞에 달하는 거대한 협곡으로, 지 구에서 가장 뜨겁고 건조한 지역 중 하나다. ‘죽음의 계곡’이라는 이 름 그대로 사람이 견디기 힘든 극한의 기후 속에 메마른 황무지가 펼쳐져 있다. 데스밸리의 기온은 1913년 7월 13일 지구 기상관측 사 상 최고 기온인 섭씨 56.67도를 기록했으며, 1917년에는 43일 연 속 48.89도를 넘기도 했다. 유난히 무더웠던 올해 여름에도 폭염이 이곳을 강타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지난 7월 10일 데스밸리의 공식 기온은 54.4도로, 19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올여름은 왜 이렇게 무더울까?
올해 폭염의 원인으로는 열 돔(heat dome)이 지목된다. 열 돔은 지 상 10킬로미터 상공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돼 그 아래 대기에 반원 모양의 거대한 열 막이 형성되고, 열 막이 뜨거운 공기층을 그 안에 가두면서 열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되는 현상이다. 날이 덥 고 건조해지면 뜨거운 공기가 위로 올라가는데, 상층부에 고기압이 자리 잡고 있으면 올라가던 공기를 내리누르게 되고 이 뜨거운 공기는 압력을 받아 압축되면서 더 뜨거워진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기 온이 점점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북태평양 고 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만나 열 돔을 형성한다.
해가 길어지면 찾아오는 서머타임제도
서머타임제(일광절약시간제)는 낮 시간이 길어지는 봄부터 시계바 늘을 1시간 앞당겼다가 낮 시간이 짧아지는 가을에 되돌리는 제도이다. 서머타임은 18세기 후반 미국의 벤자민 프랭클린이 처음 주 장했고, 제1차 세계대전 중 독일에서 처음으로 채택해 유럽의 다른 나라들로 점차 확산됐다. 유럽과 미국, 캐나다의 서머타임은 매년 3월 두 번째~마지막 일요일에 시작되어 10월 마지막~11월 첫 번째 일요일에 끝난다. 우리나라도 1948∼60년(50∼52년 제외)과 서 울 올림픽(87∼88년)에 두 차례 서머타임제를 시행한 적이 있었지 만, 우리나라의 상황과는 맞지 않는다는 여론 때문에 폐지되었다.
더위 앞에 장사 없다, 온열질환
여름철 폭염에 장시간 노출되면 일사·열사병, 열실신, 열경련, 열 달 진 등 온열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온열질환은 보통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동반하고 심할 경우 생명 이 위태로울 수도 있는 급성 질환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열질환자는 사망자 9명을 포함해 총 1,078명이었으며, 전체 온 열 질 환자의 84.1%가 6월과 8월에 신고되었다고 한다.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 전 기온을 확인해 폭염 시에는 외출을 자 제하거나 양산, 모자 등으로 햇볕을 차단하고, 야외 활동이 불가피할 때에는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를 해줘야 한다.
열대야에도 꿀잠 자려면
밤이 되어도 최저 기온이 25℃ 이상을 유지하는 열대야 현상은 여 름철 숙면을 방해하는 최대의 적이다. 열대야에도 꿀잠을 자고 싶다 면 몇 가지 수칙을 기억하자. 먼저, 실내온도를 너무 낮게 설정하지 말아야 한다. 기온이 너무 낮으면 우리 몸이 무의식적으로 심박 수 를 올리는 신체 활동을 하게 되기 때문에 이완 상태에 이르지 못해 숙면하기 어렵다. 또, 자기 전 샤워는 미지근한 물로 해야 한다. 찬물 샤워는 혈관과 근육의 급격한 수축을 일으켜 오히려 몸에 열을 발생시킨다. 고강도 운동 역시 체온을 급격하게 올리기 때문에 숙면에 방 해가 되므로 잠자기 2시간 전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