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인류의 기술은 진보를 거듭해 왔다. 기술 발전은 인류의 삶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켰고, 우리는 이를 축복이라 믿어왔다. 하지만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산업화는 곧 심각한 한계에 봉착했다. 산업화가 진전될수록 지구온난화 역시 심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국제사회는 환 경 문제를 더 이상 미뤄둘 수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 문제 해결에 본격 나섰다.
교토의정서 1과 파리 기후변화 협약 2 (이하 ‘파리협약’)의 채택은 이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 행동이었다. 교토의정서는 지구온난화를 규제하고 방지하기 위한 국제연합의 기본 협약 ‘기후 변화 협 약’의 구체적 이행 방안이다. 1997년 12월 일본 교토에서 열린 제3차 기후 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됐으며,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규정하고 있다. 다만 교토의정서는 범세계적이고 실효성 있는 협약이지만 선진국에만 감축의무를 지운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보완한 것이 2015년 12월 12일 탄생한 새로운 기후 체제, 파리협약이다. 이 협약은 개발도상국을 포함해 195개 당사국 모두가 지켜야 하는 구속력 있는 합의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파리협약은 단순히 온실 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넘어, 2050년까지 탄소중립(탄소배출량 제로)을 달성하고 2100년까 지 지구 평균 기온의 상승폭을 1.5℃ 이하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탄소중립의 해법은 수소”, 세계 각국 앞다퉈 수소 산업 육성책 내놔
파리협약 이후 참여국들은 화석연료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줄이고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수 소에 주목하고 있다. 수소는 전기·열에너지 같은 최종 에너 지로의 변환이 가능하고 전기와 달리 대용량·장기간 저장이 가능하다. 이에 수소를 탄소중립 실현의 해답으로 삼고 수 소경제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수소경제란 수소를 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경제산업구 조를 뜻한다. 수소위원회3 는 지난 2017년 공개한 ‘수소 규 모 확장(Hydrogen, Scailing Up)’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수소 시장이 2050년 2조 5,000달러 규모로 성장해 전체 에너지 수요의 18%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미국은 수소경제 활성화에 나선 대표적인 국가다. 미국 바 이든 대통령은 당선 이전부터 탄소중립 등 국가 환경 목표 이행 및 경제활성화 전략으로 수소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강 조해왔다. 미국은 2030년 자국 수소 수요를 1,700만 톤으 로 확대하고 자급률 100%를 달성할 계획이다. 킬로그램당 수소 생산 가격 1.28~2.16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수소 전기차 120만 대 보급, 수소충전소 5,800개소 구축 등 수 소연 관산 업에도 연간 80억 달러를 투입한다. 유럽 역시 수소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독일 이 적극적인데, 수소경제 활성화에 90억 유로를 투자할 계 획이다. 독일은 2030년까지 5GW 규모의 그린 수소 생산설 비를 구축해 전기·수소 전환 효율을 80%까지 올리고, 수소 가격 1.57달러/kg 달성과 수소충전소 1,000개 구축을 목 표로 한다.
아시아 국가들 역시 예외가 아니다. 중국은 2030년 수소전 기차 100만 대 이상 보급, 충전소 1,000개소 이상 설치를 목표로 세웠다. 2040년에는 분산형 그린 수소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승용 및 상용 수소 전기차 가격을 각각 18만 위안 (한화 약 3,000만 원), 60만 위안(한화 약 1억 원) 수준으로 낮춰 가격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일본은 2011년 후쿠 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자력 발전을 대체하기 위해 수소경 제를 추진하고 있다. 2040년까지 수소 생산 1,000만 톤과 수소 가격 2달러/kg를 달성하고, 내연기관차를 수소 전기차로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우리나라 정부 또한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2019년 1월 17일 수소차와 연료전지를 축으로 산업생태계를 조성한다 는 내용을 골자로 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 다. 이 로드맵의 목표는 수소차와 수소연료전지 4 분야에서 2040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18년 2,000대 수준이었던 수소차 누적 생산량을 2040년까지 290만 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수소차 확대를 위한 필수 인프라인 수소충전소는 2018년 14개에 서 2040년 1,200개소로 늘린다. 도심에 소규모로 설치할 수 있고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도 2040년까지 개발해 8GW의 전기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수소 공급 측면에서는 수전해 기술 개발, 해외생산 수소 수 입 등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 수소 비중을 2018년 13만 톤에서 2040년 526만 톤으로 확대할 예정이 다. 또한 저장 방식을 다양화하고, 전국적인 파이프라인 공 급망을 구축해 현재 킬로그램당 8,800원 수준인 수소 가 격을 2040년까지 3,000원 이하로 내릴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