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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퇴근하고 텃밭으로 출근하기

 

도시농업을 참고할 수 있는 사진

도시농업은 도시와 농업의 합성어로 도심 속 다양한 공간에 식물을 재배하고 동물을 기르고 생산물을 활용하는 모 든 활동을 말한다. 자투리땅, 공동 텃밭, 아파트 및 건물 옥 상 심지어 콘크리트 벽면까지, 도시의 모든 공간에서 농업 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근 스마트팜 기술을 이용한 식물 공장 형태로도 나타나고 있다. 도시농업은 생산, 소득을 목 적으로 농산물을 재배하는 일반적인 농업과 비교해 자연과 의 교감, 정서함양, 공동체 회복 등 다양한 가치를 지향하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

 

도시와 농업은 마치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보이지만 역 사적으로 농업의 기원이 도시였다는 것을 이해하면 자연수 덥다. 마야 문명시대에 마야의 도시에서는 곡식, 생선, 과 일, 채소가 생산되었고, 유럽 중세도시의 집 뒤뜰에는 채원 (菜園)이 있었다. 도시에 살면서 농업과 관련된 직업을 가진 사람도 많았다. 미국 도시학자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는 도시농업이 농촌농업보다 앞섰다고 주장한다. 도시에서 곡식을 생산하고 가축을 기르고 있었을 때 아직 전문적으로 농업으로만 살아가는 농촌은 나타나지 않았다 는 것이다.

 

왜 도시농업인가?

그렇다면 한동안 멀어졌던 농업이 왜 다시 도시로 돌아왔을까? 산업혁명과 함께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도시는 모든 인 간의 욕망을 담아낼 듯이 급속 성장 해왔다. 도시화가 진전될수록 부의 불균형, 환경오염, 주택부족, 인간소외와 공동 체 해체의 부작용도 나타났다.

 

도시에서 농사짓는 시도는 이러한 도시화의 폐해를 극복하 고자 하는 몸부림에서 다시 시작된다. 즉 농업이 가지고 있는 생물 다양성 보전, 대기 순화, 정서함양, 교육, 치유, 공동 체 회복 등 다양한 가치를 도시에서 실현하여 도시와 농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시작한 것이다.

 

도시농업은 농사일을 통한 육체노동의 즐거움은 물론, 자 연과의 교감을 통해 정서적인 안정을 가져다준다. 하루하루 변하는 생명의 성장을 관찰하며 생명체와 상호 교감하는 일 은 누구에게나 큰 위로가 된다. 직접 생산한 신선한 먹거리를 즐기고 이웃과 나누는 기쁨은 덤이다.

 

실제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도시농업에 뛰어들고 있다. 2010년 15만 명 수준이었던 도시농업인구는 2019년 241 만여 명으로 증가했다. 도시텃밭면적도 104헥타르에서 1,329헥타르로 크게 늘었다. 농림축산 식품부는 ‘제2차 도시 농업 육성계획’을 발표해 2022년까지 도시텃밭면적 2,000 헥타르와 도시농업 참여자 수 400만 명을 목표로 설정했다.

 

외국에도 다양한 도시농업 성공사례가 있다. 가장 극적인 경우는 쿠바가 아닌가 한다. 1960년대 미국의 경제봉쇄로 수출입이 막혔을 때 쿠바를 살린 것은 도시농업이었다.

 

쿠바 정부는 도시농업을 장려하여 지역생산 및 소비, 작물 재배와 동물 사육 통합, 유기농업 활성화에 힘썼다. 이 정책을 기반으로 다양한 종자를 유지해 생물 다양성을 회복하 고, 화학비료 사용을 줄여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등 농 업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다. 그 결과, 2000년 이후 주요 식 량 자급률 95%를 유지하면서 고용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왜 옥상 텃밭으로 출근하는가?

현재 남산자락 회현동에 자리하고 있는 나의 옥상텃밭에서 는 상추, 배추, 취나물 등 엽채류, 방울토마토, 호박, 오이, 수박을 비롯한 과채류와 당근, 무, 콜라비 등의 근채류를 기 르고 있다. 그 옆에는 유정란을 생산하는 닭장, 그리고 올해부터 시도하고 있는 양봉장도 자리하고 있다.

 

4년 전 주거공간을 옮기면서 나는 두 가지 조건을 세웠다. 바로 산이 가까운 곳, 그리고 텃밭 가꾸기가 가능한 곳을 가겠다는 것이었다. 내가 먹는 먹거리만큼은 지구 반대편에서 화석원료를 태우며 실어 오지 않기를 바라는 작은 바 람이었다. 그 밖에도 내가 도시농업에 뛰어든 이후 얻은 것 이 몇 가지 있다.

 

① 마을의 대화를 이어주는 수탉의 울음소리 채소 중심의 옥상텃밭 농사를 짓던 중에 쿠바의 도시농업 사례를 접하게 되었고, 어릴 때 닭장에서 꺼내와 먹던 달걀의 추억을 현실화해보고 싶어 병아리를 함께 기르기 시작했다. 병아리들은 금세 잘 자라 유정란을 낳아주었다. 시끄러운 새벽 수탉의 울음소리에 기르기를 중단할까 고민도 했지만, 다행히 주변분들의 이해와 옛 추억이 생각난다는 동 네 어른들의 격려 속에서 유정란을 나눔 하며 잘 기르고 있다. 새벽 수탉의 울음소리가 마을의 대화를 이어준 셈이다.

 

② 빨간 고추 하나에서 얻는 지혜 초록이었던 고추는 일정 시간이 흐르면 빨갛게 익어간다. 고추가 익기 위해서는 뜨거운 여름철 태양에 달궈진 기온이 쌓이고 쌓여 1,500도의 적산온도를 채워야 비로소 익는다. 쉽게 계산해서 30도 온도의 날씨가 50일 정도가 쌓여야 붉은 고추가 되는 것이다. 고추 하나가 이럴진대 사람은 얼마 나 많은 희로애락을 견뎌야 제대로 익어갈까? 농사를 지으며 깨달음을 얻어가는 순간들이다.

 

③ 채소를 기르며 기후변화 방지에 기여 모든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양분을 만들어 낸다. 광합성은 탄소를 흡수해 산소를 배출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렇기 때문에 도심에서 녹색채소를 기르는 일은 단순한 먹거리 생 산이 아니라 열섬현상을 줄이고 기후변화 방지에도 이바지하는 일이다.

 

④ 생태계 회복 돕는 도시양봉 올해 벌집 한 통을 들여와 도시양봉을 시작하였다. 꿀벌이 사라지면 4년 안에 인류가 멸망한다는 아인슈타인의 예언 은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생태계 식물 수정의 70%를 곤충이 해결하고 그중의 60~70%를 꿀벌이 담당한다. 꿀 벌의 수정 활동이 중지되면 일 년생 식물, 다년생 식물, 초 식 동물, 육식동물로 이어지는 먹이사슬이 유지될 수 없을 것이다.

 

굳이 이런 대의가 아니라도 도시양봉이 아니라면 집단생활을 하여 여왕벌, 수벌, 일벌의 완벽한 역할분담과 일벌 중에 서도 육아와 청소를 담당하는 어린 벌, 2킬로미터 이상의 비행을 통해 꿀을 구해오는 밖 일벌, 벌통을 지키다 수명이 다하면 밖으로 나와 죽어가는(안에서 죽으면 그 사체를 꺼 내기 위해 많은 벌의 에너지가 소진된다) 나이 든 벌들의 아름다운 최후를 어찌 경험해볼 수 있을까? 처음에는 양봉을 반대했던 식구들도 직접 수확한 꿀로 만들어준 벌집 아 이스 크림을 맛보고는 더는 반대하지 않는다.

 

도시농업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분양 텃밭부터 도심지 작 은 유휴공간 등 찾아보면 도처에 기회가 있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작은 텃밭 가꾸기로 생명의 소중함, 먹거리의 가치, 함께 땀 흘리는 즐거운 경험을 느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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