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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이 깨졌다. 응당 깨져야 할 침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르게 우리는 지난날의 고요함이 더 익숙하다. 하지만 한 사람의 용기 있는 고백은 세상을 바꾸는 마중물이 되었다. 교육계, 문화예술계, 스포츠계 등 사회 각 분야에서 들려오는 미투 운동에 직장인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회사라는 조직사회의 미투는 어떤 모습일까? 또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을까?

 

미투 운동의 시발점 

연일 터져 나오는 각계각층의 성추문 스캔들로 이미 ‘미 투’가 익숙해졌다. 시발점은 미국이었다. 지난해 10월 미국 여배우 애슐리 저드가 SNS를 통해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 인 하비 와인스틴의 성희롱을 폭로했다. 이후 유명 여배우들의 증언이 잇따라 쏟아졌고, 사건은 SNS의 폭발력과 함께 일파만파 커졌다. 세계 각지로 퍼져나간 미투 운동이 대한민국에서는 가장 보수적이고 폐 쇄적인 집단에서 먼저 터져 나왔다. 검찰 내에서 갖은 성추행을 당하던 서지현 검사가 언론을 통해 자신의 피해상황을 낱낱이 밝힌 것이다. 서 검사는 내부고발에 따른 후폭풍보다 더 이상 자신과 같은 피 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스스로 휘슬 블로어(Whistle-blower)가 되었다. 이처럼 미투 운동은 강자에 의한 부당한 피해와 그 부당함을 쉬쉬하는 사회적인 분 위기에 당당히 맞서는 건강한 자기주장에서 비롯되었다.

 

부장님 그거 성희롱입니다. 

직장 내 성폭력, 성추행 피해자의 대부분은 부하직원, 젊은 사람, 여성 등 집단에서 약자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피해자들이 아픔을 겪고도 이를 공론화하지 못하는 이 유는 지위나 직급 등 권력의 상대성과 그 권력에 침묵하는 주변 여론 그리고 그 침묵을 강요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이다. 다음의 사례를 살펴보자.

 

어느 회사의 회식자리. A 부장은 ‘술은 역시 여자가 따라야 제 맛’이라며, 유일한 여직원인 D사 원에게 술을 따르게 한다. 이어 자신이 10년만 젊었으면 얼굴도 몸매도 예쁜 D사원과 사귀었을 것이라는 농담을 건넨다. 맞은편에 앉은 B차장은 새신랑 C 대리에게 ‘남자는 허리 힘!’이라는 조언과 함께 낮에 일하는 것처럼 밤일도 열심히 하라고 당부한다. 상사들의 말에 C 대리와 D사원은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떨궜지만, 두 사람은 물론 동석한 어느 누구도 불편함을 표현하지 않는다. 아니, 표현하지 못한다.

 

 우리는 지금껏 성(性)과 관련된 사건들을 ‘부끄러운 것’ 또는 ‘입에 담기 불편한 것’으로 치 부해왔다. 심지어 피해자가 조직의 평화를 깨뜨렸다며 꽃뱀 낙인, 피해자 유발론 등 책임을 전가하기도 했다. 미투 운동이 단순히 가해자를 엄벌하는 일회성 캠페인에서 끝날 게 아니라, 구성원의 공감대를 이끌고 구조적인 개선까지 이루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직장 내 미투의 어려움

회사는 수직적인 집단의 특성상 미투에 더욱 취약한 곳이다. 미투 운동이 사회적 이슈가 된 이후에도 직장에서 느끼는 변화라고는 전보 다 어려워진 사람 간의 관계뿐이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실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투 운동 이후 변화된 점을 묻는 질문에 응 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가 ‘달라진 점이 없다’고 답했다. 또, 아예 여성과 거리를 두겠다는 ‘펜스 룰’ 현상이 생겼다고 대답한 사람도 32%에 달했다.

 

"그럼에도" 미투는 계속되어야 한다. 

미투 운동은 남녀 간의 성 대결이나 가해자와 피해자를 가르는 캠페인이 아니다. 권력에 의한 부당한 피해와 그것을 방관하는 사회적인 시선을 ‘공감’이라는 무기를 통해 이겨내는 것이 바로 미투 운동의 본질이다. 한 켠에서는 미투 운동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예측도 있다. 하지만 미투 운동이 깨트린 것은 조직의 평화가 아니라, 참 는 것을 ‘최선’이라 여겼던 지난날의 부끄러운 침묵이라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피해자의 아픔과 슬픔 그리고 그것을 숨죽 여 지켜봐야만 했던 부끄러움이 없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면, 약자들의 용기 있는 반란은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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