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봄의 어원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그중 주로 거론되는 하나는 ‘불’의 옛말인 ‘블’과 ‘오다’의 명사형 ‘옴’이 합해져 ‘봄’이 됐다는 설이다. 또 다른 학설은 ‘보다’의 명사형 ‘봄’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꽃이 피고, 잎이 돋아나는 변화를 ‘보는’ 계절이라는 뜻이다. 봄이라는 의미를 가진 한자 ‘春(춘)’은 햇볕을 받아 풀이 돋아나 오는 모양을 나타낸 글자이고, 영어로 봄을 뜻하는 ‘spring’은 원래 ‘샘솟다, 싹트다, 샘물’ 등의 뜻을 가졌으니 각기 유래는 다르 지만, 계절이 보여주는 자연의 생명력을 표현한 단어라는 점에서 는 공통점이 있다.
봄은 언제부터 언제까지일까?
일 년을 자연현상의 변화에 따라 몇 개의 기간으로 구분한 것을 계절이라고 한다. 계절의 분류 방법은 크게 천문학적 방법, 기후 학적 방법으로 나눌 수 있는데 태양의 위치에 따라 계절을 구분하 는 것을 천문학적 방법이라 하고, 평균기온, 강수량 등 계절의 특 성을 잘 반영하는 지표를 선별하여 계절의 경계를 나누는 것을 기 후학적 방법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계절 구분은 복잡하고 나 그 경계를 명확하게 알기 힘든 불편함이 있어 우리는 관습 적으 로 3~5월을 봄, 6~8월을 여름, 9~11월을 가을, 12~2월을 겨울로 부르고 있다.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나뉘는 24절기
계절을 구분하는 천문학적 방법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것 이 바로 24절기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주기를 기준으로 만든 달력, 즉 음력을 사용했다. 이 때문에 24절기도 음력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 지만 24절기는 태양의 운행 주기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태 양이 황도(黃道, 천구에 투영된 태양의 경로)상으로 15°만큼 이동할 때마다 각 절기의 첫날로 한다. 24절기 중 봄에 해당하는 절기는 총 6개로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이며, 양력으로 2월 4일에서 4월 20일 경이다.
벚꽃의 원산지는 어디일까?
벚꽃의 원산지가 일본이라는 주장이 있다. 이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대한제국 말이었던 1909년, 일본이 창경궁의 전각을 헐고 그 자리에 동물원과 식물원을 열었다. 그때 일본산 벗나무 1,000여 그루를 들여와 창경궁에 심었는데 훗날 창경궁이 복원되 면서 이 나무들이 전국 각지에 옮겨 심어졌다. 따라서 우리 주변의 벚나무들은 대부분 일본산이 맞다. 그러나 우리 고유품종인 벚나 무도 있다. 최근 한 연구팀이 제주도에 자생하고 있는 왕벚나무와 일본 왕벚나무의 유전체를 해독한 결과, 두 개체는 유전적 교류가 없는 서로 다른 식물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코로나 19가 만들어낸 진풍경, 랜선 꽃놀이
코로나 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 요즘은 여느 해처럼 꽃 놀 이를 즐기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실망하긴 이르다. 아쉬움을 달래 주는 신종 콘텐츠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여러 지자체들은 주요 봄꽃 명소를 폐쇄하는 대신 ‘랜선 꽃놀이’, ‘방구석 벚꽃 산책’이라는 이름으로 봄꽃 영상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경남 하동군은 하동 문화관광 홈페이지를 통해 십리벚꽃길의 개화 상황을 실시간 중계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석촌호수에 만발한 벚꽃을 드론 촬영, 360도 촬영을 통해 실감 나게 담아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나들이 대신 랜선 꽃놀이를 즐겨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