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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확산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유럽 주요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 상 중 하나를 꼽자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상에서 다양한 마케팅이 전개되고 이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기업이 늘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기업들이 오프라인 마 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자사 제품을 홍보, 판매하는데 열중했다면 최근에는 온 라인 상에서 이뤄지는 비대면 마케팅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애플이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아이폰12 시리즈를 선보이거나 삼성전 자가 지난해부터 온라인상에서 언팩 행사를 개최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코로나 19 여파로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자 온라인을 활용 해 본 기업들이 저렴한 비용을 소요하면서도 오프라인 마케팅과 비슷하거나 더 뛰 어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된 것이다.

식품업계, 온라인 마케팅으로 팬슈머와 소통

국내 식품업계도 온라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분야로 꼽힌다. 식품업계는 생활 속 거리두기 상황에서 오프 라인 행사를 개최하지 못하자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와의 소 통을 확대하고 제품을 홍보하는데 주력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식품업계가 지난해 선보인 쿠킹클래 스, 먹방 등 재미 요소를 결합한 다양한 콘텐츠들은 네티즌들 의 큰 호응을 얻었고 SNS상에서 화제가 되며 제품 판매율을 크게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 특이한 현상도 나타났는데 일부 소비자들이 콘 텐츠를 소비할 뿐만 아니라 기업에 자신들의 의견을 적극적 으로 개진하며 제품 생산에 관여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른바 확장된 개념의 ‘팬슈머’의 등장이다. 팬 슈 먼 ‘팬(Fan)’과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로 과거 에는 스타벅스 커피를 즐겨 마시고 스마트폰을 살 때는 아이 폰을 선호하는 등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들을 지칭하는 데 쓰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브랜드 충성도를 넘어 직접 제품 기획, 제조, 유통 등의 과정에 참여해 상품과 브랜 드를 키워내는 소비자를 뜻하는 용어로 의미가 확장돼 사용되고 있다.

 

기업들이 팬슈머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출시 제품에 의견을 반영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팬슈머들은 제품이 출시되기 도 전부터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출시 후에는 구 매를 위해 지갑을 여는데 망설이지 않기 때문이다.

 

네티즌이 출시 요구한 닭껍질 튀김 흥행 대박

KFC의 닭껍질 튀김 출시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인도 네시아 자카르타 KFC 일부 매장에서만 판매되던 닭껍질튀 김은 2019년 한 네티즌이 KFC에 판매를 호소한 것이 계기 가 돼 우리나라에서도 판매가 시작됐다. 이 네티즌은 닭껍질 튀김을 먹기 위해 현지 여행을 계획했지만 인도네시아 현지 정국 불안으로 여행을 가지 못했다는 사연을 SNS에 올렸다. 이 글은 네티즌 사이에서 엄청난 돌풍을 일으켰다. “닭껍질 튀김이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먹기 위해 해외여행까지 계획하느냐”며 질문과 관심 글이 쇄도했고 KFC에 상품화 요구가 빗발쳤다.

 

네티즌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요구에 KFC는 국내 매장 6곳 에서 닭껍질 튀김을 판매하기로 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소문을 듣고 찾아온 소비자들로 KFC 매장은 판매 기간 동안 내내 북새통을 이뤘다. 당초 닭껍질 튀김은 일부 매장에서 일정기간 동안 한정 판매하기로 했던 이벤트 메뉴 였지만 결국 KFC는 이 메뉴를 정식 메뉴로 출시하게 됐다. 소 비자의 의견이 상품화, 상시 판매로 이어진 것이다.

 

파맛 시리얼, 빨대 없는 음료 만들기도

지난해 농심켈로그가 ‘첵스 파맛’을 출시한 것도 팬슈머의 영 향력이 강해졌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사례다. 첵스 파맛은 2004년 농심 켈로그가 자사의 시리얼 삼품인 ‘첵스’를 홍보하기 위해 진행한 ‘첵스초코 나라 대통령 선거’ 이벤트에서 시작됐다. 밀크초코맛을 상징하는 체키와 파맛의 차카 캐릭터가 대결해 더 많은 표를 얻은 쪽의 첵스를 생산하기로 했는데, 당시 네티즌들은 차카에 몰표를 줬지만, 현 장·ARS 투표 등의 결과가 더해져 체키가 당선됐다. 일부 네 티즌은 파맛 첵스를 맛보고 싶다며 차카를 지지하는 글을 남 기거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벤트 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네티즌들은 첵스 파맛 출 시에 대한 끊임없는 문의를 회사에 남겼다. 농심켈로그는 상 품 화했을 때 수익성이 우려된다는 내부 의견에도 불구하고 결 국 소비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해 출시된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 다. 팬슈머들이 첵스 파맛이 어떻게 제품화가 됐는지를 SNS 상에서 설명해주고 제품에 대한 홍보를 대신해 주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최근에는 가치 있는 일에 직접 참여해 선한 변화를 이끌어내 는 것에 의미를 두는 MZ세대 팬슈머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친환경 제품을 선보인 사례도 있다.

 

“마시는 요구르트에 플라스틱 빨대가 부착돼 있는데 없앨 수는 없나요? 환경에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2월 매일유업에 고객이 보낸 이 편지는 빨대를 사용 하지 않고도 마실 수 있는 음료 포장재 출시의 계기가 됐다. 매일유업의 최고 운영책임자(COO)는 “매일유업은 현재 빨대를 사용하지 않아도 음용하기 편리한 구조의 포장재를 연구하고 있으며, 빨대 제공에 대한 합리적인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고객에게 자필 편지를 써서 답했다. 이 회사는 3개월 뒤 마시는 요구르트인 엔요 일부 제품에 빨대를 없애 출시했 고, 같은 해 7월에는 엔요 전 제품에서 빨대를 제거했다. 올해 들어 상하농원 유기농 멸균우유 일부 제품에도 빨대를 없 애 판매하고 있다.

가치 소비로 패러다임 변화…기업 경영도 변화의 물결

자신과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브랜드를 찾는 MZ세대 소비자 가 늘어남에 따라 최근 소비 트렌드는 ‘가치소비’란 말로 요 약된다. 과거에는 소유를 목적으로 소비를 했다면, 소유에 그 치지 않고 경험을 공유하고 제품 생산에 관여하는 것이 달라진 점이다.

 

이런 소비 트렌드 변화는 기업 경영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제품의 기획과 생산, 판매 과정 전반에서 지속 가능성, 동물 복지, 인권 등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식으로 변화하고 소비 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다. 소비자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는 표현보다는 함께 ‘이야기 나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디지털화된 환경과 장기화된 코로나 19로 온 라인상에서의 기업과 소비자 간 양방향 소통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은 팬슈머들이 일부 산업에 국한돼 나타나고 있지만 향 후 더 많은 산업과 기업이 고객들의 목소리를 기업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의 팬슈머 현상이 어 떤 식으로 발전하고 어떻게 진화할지 궁금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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